빨간 머리 여자
건설현장에서 덤프트럭을 운전하는 고조는 태연하게 강간을 저지르는데, 심지어 동료와 함께 사장의 딸을 윤간하기도 한다. 어느 날, 고조는 머리카락을 빨갛게 물들인 여자를 트럭에 태우는데, 이 여자는 고조에게 들러붙어 끊임없이 섹스 하기를 요구한다. 시간이 흐르자, 고조는 끝나지 않는 섹스에 지치고, 여자의 존재 자체가 그에게 고통이 되기에 이른다. 구마시로의 최고작으로 꼽히는 작품. 운명적으로 만난 두 남녀에게 섹스는 사랑의 몸짓이 아니라 자기파괴의 도구가 되어버린다. 여러 면에서 오시마 나기사의 <감각의 제국>(1976)을 떠올리게 하지만, 더욱 비관적이다. (2014년 영화의 전당 - 세계영화사의 위대한 유산 - 월드시네마 X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