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년세도
영조 말년, 아버지가 역적에 몰려 집안이 망하는 바람에 벼슬길에 오를 길이 없어진 홍국영(신영균)은 시정잡배처럼 술과 계집질, 노름으로 세월을 보내 사람들에게 손가락질을 받는다. 어렵사리 과거에 장원급제한 국영은 훗날 정조가 될 왕세자의 사부가 되어 그로부터 돈독한 신임을 얻는다. 왕세자가 왕위에 등극한 후 국영은 최고의 실세가 되고 여동생을 정조의 후궁으로 들인다. 그런 국영이 못마땅한 원로 대신들은 국영을 내쫓을 모의를 꾸며, 국영이 훗날 철종이 될 왕세손을 데리러 간 사이 그에게 역적의 모함을 씌운다. 그로 인해 국영은 역적으로 몰려 강릉으로 유배를 가지만 원로들은 여기에 만족하지 못하고 국영을 사형에 처하라고 탄원한다. 대비의 생일잔치 날, 궐 밖에서 초대된 기생 일선은 가야금 연주에 앞서 서찰을 꺼내 왕에게 전달한다. 왕이 등극 전에 국영에게 써준 이 서찰에는 국영이 군사를 일으켜 역모를 꾀하지 않는 한 그를 벌하지 않겠다는 약조가 적혀 있었다. 옛날의 약속을 떠올린 왕에게 일선은 국영을 둘러싼 모든 음모를 밝히고 국영은 유배를 면한다. 돌아온 국영에게 왕은 영의정의 자리를 제안하지만 정치의 덧없음을 느낀 국영은 일선과 함께 낙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