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학의 시
엄마는 돌아가시고, 아빠는 경찰에 잡혀갔다. 늘 불행한 삶만을 살아오고있다고 생각한 소녀 유키에(나카타니 미키)는 잠깐이라도 진정한 행복을 맛보고 싶어했다. 정말 작은 행복이라도 상관없었다. 십수년의 시간이 흐른 어느 날 아침, 싸움 박질하고 쓰러져 기절한 모습이 시체로 오해되어 영안실까지 안치되었던 전직 야쿠자 출신의 이사오(아베 히로시). 이런 남자의 부인이 된 유키에는 아직 부부로서 호적상에도 올라있지 않은 그런 묘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사오는 백수건달인 것도 모자라 걸핏하면 빠칭코에서 아내의 돈을 탕진하고 술만 마시기를 반복하는 한심한 남편이다. 유키에가 언제나 정성들여 차려놓은 밥상에 별거 아닌 일에 븐노한 나머지 뒤엎기를 반복한 것이 어느 덧 올해만 30번이 넘었다. 그런 남편의 저질스런 심술에도 불구하고 유키에는 식당에서 꿋꿋하게 더 열심히 일하여 돈을 벌고, 남편을 위해 더 맛있는 음식을 차린다. 도대체 두 사람 사이엔 과거 어떤 사연이 있었기에 유키에는 이런 비참한 삶 속에서도 이사오를 사랑하고 그와 함께 있기를 원하는 것일까. 다만 자신의 앞에서 타인이 아내에게 행패를 부리는 것, 나쁘게 욕하는 것만큼은 절대 참지 못하는 이사오는 그 상대가 무시무시한 야쿠자라 할지라도 절대 봐주는 법이 없었다. 어느 날 유키에는 갑작스럽게 자신이 임신했다는 것을 알게되었고, 이는 그녀를 들뜨게 만들었지만 정작 남편 이사오는 별로 기뻐하는 반응이 보이지 않는다. 유키에는 이런 남편이 너무 섭섭할 따름이다. 살기힘든 세상 속에서 자신을 자학하면서도 희망을 놓지 않으려는 그녀에게 과연 따뜻한 미래는 올 것인가.